히어로 킬러
히어로란 진정한 위업을 이루어 낸 자에게 부여되는 칭호 …
이 세계의 수 많은 '영웅'들은, '진짜'인가?
「히어로 연쇄 살인마」가 등장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동영상이 떠돌기 시작했다.
영상에 보이는 것은 노이즈가 잔뜩 낀 어두운 화면
흐릿하게 보이는 '아이언 사이트'의 시체위로 비치는 한 그림자와 목소리
" 이것은 경고다
가짜 영웅이 판치는 이 세계에, 나는 경각심을 일깨워 주려는 것이다.
영웅이란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약자를 도와 정의를 실현하는 것…
그러나 지금의 '히어로'는 무엇인가. 돈과 권력에 눈이 멀어 신념을 파는 한낱 싸구려 가짜들이 아닌가.
되찾아라. 진정한 정의를. 순수를. 그리고 구해라. 용서를…"
히어로들과 정부는 심상치 않은 사태임을 직감했다.
정부와 히어로측은 히어로 연쇄 살인마를 「헤드헌터」라 이름붙이고,
더 이상의 살인이 일어나기 전에 그를 잡아내기 위해 특별 네트워크를 형성해 총력을 기울였다.
사회의 혼란이 초상여명기에 비교 언급될 정도로 가중되자
정부의 휘하에 속하는 형태로 협력 중이었던 '텐에이'는,
히어로의 위상을 되찾고 사회 질서를 재정비하기 위해 적극적인 공세에 나서기로 한다.
텐에이는 헤드헌터를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정부에게서 헤드헌터의 처분에 대한 모든 권한과 개성의 무제한 사용까지 허가받은 후
해외에서 활동중이던 히어로들 까지 모두 소집하여 모든 정예 전력을 총 집약해
'STAT (Special Terror Assault Team)'를 결성한다.
스타트의 결성 1개월만에 헤드헌터는 사살되었다.
검거 과정에서 텐에이가 범법 행위를 저질렀다는 소문이 돌았으나.
헤드헌터의 검거라는 사건에 묻혀 큰 이슈가 되지 못하고 루머인 채로 수그러 들었다.
헤드헌터가 사살된 후 사회는 조금씩 예전의 모습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헤드헌터 사건 해결의 업적을 인정받아 텐에이의 위상은 말 그대로 하늘을 찔렀으며,
독보적인 최고의 히어로 교육기관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 어떠한 위기라도 이겨낼 수 있음을 믿기에,
우리는 스스로를 히어로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
우리의 나태와 오만을 반성하고 새로이 나아가면 됩니다.
진정한 정의와 평화는 피흘리지 않는 평화로운 방법으로
우리의 손으로 이룩될 것입니다."
-헤드헌터 사살 이후 텐에이의 기자회견 中-
빌런 제압을 전문으로 활동하며 나쁘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었던 중견 히어로 '아이언 사이트'
그 잔인하고 갑작스러운 죽음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 아이언사이트는 왜 죽었나? 」
「 대체 누가, 어떻게 실력있는 히어로를 그렇게 쉽게 살해했나? 」
「 왜 아이언 사이트의 머리를 잘라간 것인가? 」
현장에 범인에 대한 흔적은 없었고, 수사는 의문만을 남긴채로 제자리 걸음을 할 뿐이었다.
시민들은 끔찍한 죽음을 맞이한 히어로에게 다만 조의를 표할 뿐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비극의 서장이었다….
'아이언사이트'의 죽음이 발표된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서
두 명의 히어로가 각자의 사무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머리가 절단된 상태로 발견되었다.
그 후 며칠이 지나지 않아 또 다른 히어로가 시체로 발견되어, 희생자는 이주일만에 네명에 이르게 된다.
「히어로 연쇄 살인마」의 공포가 사람들 사이에 피어오르기 시작하면서,
평화의 수호자로서 찬란하게 빛나던 히어로들의 위상. 그 영광의 태양에 작은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2년 전, 9월 29일
히어로 '아이언사이트'가 인적 드문 골목에서 머리없는 시체로 발견되었다.
그러나 그러한 노력이 무색하게도,
10일간 5명의 희생자가 추가로 발생할 동안 정부와 히어로들은 헤드헌터의 개성조차 알아내지 못했다.
헤드헌터의 영상은 정부의 삭제와 제재에도 불구하고 일파만파로 퍼져나갔고,
사태에 대한 어떠한 해결책도 내놓지 못하는 히어로들의 무능함과 그간 저질러 왔던 부정이 이슈가 되어,
히어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일부에서 생겨나기 시작했다.
헤드헌터의 영상에 동조하는 자들과 험악한 여론에 편승하는 자들에 의해 범죄율은 급증했고,
헤드헌터의 표적이 될까 두려워 활동을 중단하고 휴식기에 드는 히어로까지 생겨났다.
헤드헌터는 히어로 뿐만 아니라 무분별한 파괴를 일삼는 빌런 역시 타깃으로 했다.
공공기관 폭파로 많은 사상자를 내며 시민들에게 피해를 입히던 빌런 '블랙스컬'
공포의 대상이던 그가 목없는 시체로 발견되자, 일각에서 헤드헌터를 옹호하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한다.
아이언사이트 살인사건 이후 2달 후, 희생자는 히어로와 빌런을 합쳐 스물 두명이 되었고,
정부측에서는 헤드헌터와 협상을 시도해 보자는 의견이 나오기에 이른다.